지역 거점 중심 푸드 리퍼브 마켓과 이모저모

세종시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 후기

오늘의 점이 내일의 선이 된다. 2025. 9. 20. 11:00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 세종시에도 시작됐다

세종시는 행정 중심 복합도시답게 다른 도시에 비해 생활 인프라가 굉장히 잘 갖춰져 있지만, 생각보다 장보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 자동차 없이 생활하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입장에선 마트에 직접 가는 게 번거롭고, 대형 마트 배달은 최소 주문 금액이나 배송료 부담이 꽤 크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게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 서비스다.

기존에도 오프라인 리퍼브 매장이 몇 군데 있었지만, 2025년 들어 세종시 일부 동을 중심으로 주 1회 또는 월 2회 정기배송 형태의 푸드 리퍼브 서비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알게 된 건 SNS 세종맘카페에서였다. 누가 올린 간단한 구매 후기를 보고 호기심에 신청하게 됐다.

정기배송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지역 기반 스타트업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였는데, 온라인 폼을 통해 희망 품목군을 선택하면, 그 주차에 해당하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을 큐레이션 해서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즉석식품, 냉동 간편식, 유제품, 과자, 음료 등 범주는 다양했고, 기본 요금은 1회 1만 5천 원~2만 원선. 내가 선택한 건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소포장 혼합세트’였는데, 포장 상태는 깔끔했고, 냉장/냉동 상품은 아이스팩 포장으로 도착해 신선도도 괜찮았다. 세종시 리퍼브 마켓 배송 시스템이 이렇게 체계적일 줄 몰라서 솔직히 좀 놀랐던 순간이었다.

세종시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 서비스

 

세종시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 구성품은 어떤가

내가 받은 첫 리퍼브 정기배송 박스에는 총 8가지 품목이 들어 있었다. 유통기한이 4~10일 남은 요거트 3개, 냉동 볶음밥 2팩, 짜장라면 3개, 컵누들 2개, 양갱 세트, 두유 2팩, 냉장식 닭가슴살 1팩, 그리고 드레싱 1병까지. 구성은 브랜드가 제각각이었고, 흔히 보던 제품도 있었지만 전혀 생소한 수입 브랜드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매주 구성이 바뀌기 때문에 뭐가 올지 모른다는 ‘랜덤박스’ 같은 느낌이 있었다. 유통기한이 짧긴 해도 보통 1~2주 안에 충분히 먹을 수 있었고, 냉동 제품은 더 오래 보관 가능해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재미있는 건, 이 서비스가 단순히 제품을 싸게 파는 게 아니라, 정기배송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경험’을 같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각 박스에는 간단한 인쇄물도 하나 들어있는데, 이번 주 리퍼브 박스를 구성하는 식품들이 왜 유통망에서 제외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포장 인쇄 오류로 정품 라벨이 누락되어 대형 마트 입점 불가”라거나 “납품 일정 미스매치로 재고 과잉 발생” 같은 이야기다. 이런 설명을 읽으면서 제품을 꺼내보면 단순히 싸게 샀다는 기분보다는 낭비를 막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이 커진다. 이런 정서적 요소가 세종시 소비자들, 특히 가정이나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꽤 잘 맞는다고 느꼈다.

 

리퍼브 정기배송의 아쉬운 점과 실용 팁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 리퍼브 특성상 정확한 품목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과자류를 빼고 싶다’는 요청이나 ‘냉동식품 중심으로 받고 싶다’는 의견을 적어도 무작위 배정이 우선이라 불만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되어서 사전 취향 체크 항목이 생겼고, 피하고 싶은 품목을 입력하면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 또 하나는 배송 요일이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종시는 동별 배송 스케줄이 정해져 있어서, 원하는 날짜에 못 받을 때가 있다. 특히 자주 부재하는 사람은 배송 수령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문 앞 비대면 수령, 공용 냉장 보관함 이용, 또는 이웃 공유함 제도 등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생기고 있다.

팁을 하나 주자면, 정기배송 첫 이용 전에 세종시 리퍼브 마켓 운영팀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거나 카카오 채널을 등록해 두면 좋다. 입고된 상품군, 다음 회차 박스 예고, 할인 쿠폰 소식 같은 알림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실제로 나는 두 번째 박스를 신청할 때 첫 이용 후기를 올렸다는 이유로 10% 쿠폰을 받았고, 무료배송 혜택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이벤트는 신청 사이트에서는 공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SNS 연결이 꽤 중요하다. 그리고 함께 사는 가족이나 친구와 2인 세트를 나눠 쓰는 것도 추천이다. 구성품이 많아 혼자 먹기엔 벅찬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여럿이 나눠 쓰는 ‘공동 정기배송’ 모델은 생활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세종시 리퍼브 마켓, 더 기대되는 이유

세종시는 특성상 젊은 층과 맞벌이 부부, 1~2인 가구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리퍼브 마켓 정기배송이라는 서비스가 앞으로도 점점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경 보호, 생활 물가 안정, 식품 낭비 줄이기 같은 사회적 가치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많아서, 단순히 할인된 제품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가치소비를 중심으로 정기배송 플랫폼이 성장하는 구조가 보인다. 최근에는 지역 푸드뱅크와 연계해 남은 제품을 기부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기부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시스템도 시범 도입되고 있다.

또한 세종시 로컬푸드 매장과 리퍼브 배송 업체 간 협업도 일부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로컬푸드 장터에서 당일 남은 상품을 리퍼브 배송 박스에 담는 방식인데, 이런 모델이 정착된다면 지역 내 푸드 순환 경제 구조가 더 건강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 앞으로는 식자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세제류, 비식품군 리퍼브 제품까지 확대된 정기배송 박스도 기대할 수 있겠다. 나처럼 귀찮아서 장보기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이런 서비스를 활용해 생활비도 줄이고 지구에도 덜 미안한 소비 습관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